백반증 (백납)

백반증이란 후천적으로 피부의 멜라닌 색소가 없어져서 피부색이 하얗게 변하는 병입니다. 탈색소성 모반, 빈혈성 모반, 백색 비강진, 특발성 점상 저색소증 등과 구별해야 합니다.

백반증이 걸렸다고 해도 피부 외 다른 신체에는 전혀 이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병에 걸리면 무척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모양입니다. 피부가 원래 하얀 백인들의 경우는 백반증이 있어도 별로 표시가 나지 않으므로 별문제를 삼지 않으나, 우리 나라 사람과 같은 유색인종의 경우에는 눈에 쉽게 띄기 때문입니다. 또한 만성적인 피부병은 (사실과는 무관하게) "더러운 병" 또는 "옮기는 병"이라는 인식 때문에 이중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모양입니다.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도 "죽기 전에 꼭 치료를 해야겠다"고 열심히 치료를 받으려고 합니다.

백반증의 원인은 이것 하나라고 꼭 집어 얘기할 수 없으나 스트레스가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만에 하나 치료가 잘 안 되더라도 건강에는 전혀 지장이 없는 병이라는 것을 주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백반증에 걸리는가?

백반증은 100명당 한두 명 꼴로 발생합니다. 환자의 반 정도는 20세가 되기 전에 발생하고, 5분의 1의 경우에는 가족 중에도 환자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백반증환자는 전신건강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피부색깔을 결정하는 인자는?

멜라닌이라는 색소가 피부, 모발, 눈의 색깔을 결정하는데, 색소세포에서 만들어집니다. 색소세포가 죽거나 색소를 만들지 못 하면, 피부가 하얗게 변하는 것입니다.

피부에서 색소세포가 사라진 결과로 백반증이 생기는데, 정확한 원인은 모르지만, 네가지 이론이 있습니다:

1. 신경세포의 기능이 잘못되어 색소세포를 손상시키는 독성물질을 만들어 낸다.
2. 신체의 면역체계가 색소세포를 파괴시킨다. 즉, 신체가 색소세포를 이물질로 인식해서 파괴시킨다.
3. 색소세포가 스스로를 파괴시킨다. 색소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독성물질이 부산물로 생겨서 색소세포를 파괴시킨다.
4. 유전적인 결함이 있어 색소세포가 손상에 약해진다.

백반증이 어떻게 발전하는가?

색소가 없어지는 과정과 정도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피부색이 흴 수록 잘 안 보이다가 여름에 타면 뚜렷해지는 경향이 있고, 피부색이 검은 사람일수록 겨울에도 뚜렷이 나타납니다. 심한 환자는 거의 전신에 증세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어떤 환자가 얼마나 색소가 빠질지는 정확히 예측할 수가 없습니다.

전형적인 백반증은 우유 빛으로 하얗게 보입니다. 그러나, 하나의 반점 안에서도 색소가 빠지는 정도가 균일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색소가 빠진 부위 주위의 피부는 더 까맣게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백반증은 갑자기 시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동안 증세가 번지다가, 이유를 알 수 없이 번지는 게 멈추게 됩니다. 심해졌다가, 변하지 않다가 하는 주기가 계속될 수 있습니다. 드물게는 저절로 좋아지기도 합니다.

백반증을 어떻게 치료하는가?

백반증에 걸린 피부는 일광 손상에 대한 저항력이 감소합니다. 그래서 일광화상을 입기가 쉽습니다. 노출된 피부에 있는 백반증 부위는 최소한 일광차단지수 (SPF) 15 이상의 선 스크린을 발라야 합니다. 햇볕이 최대로 강할 때는 노출을 피해야 합니다.

화장으로 가리거나, 카버마크 등을 사용하는 것이 눈에 덜 띄게 하는 안전한 방법입니다. 화장품가게 등에서 피부색깔에 맞는 카버마크를 판매합니다. 병 자체를 낫게 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기에는 나을 수 있습니다.

선 스크린과 화장품 등으로 해결이 안 된다면 피부과적인 치료를 하게 됩니다. 피부과에서 하는 치료의 목적은 정상 피부색깔이 돌아오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완전히, 영구히 낫게 하는 치료법은 없습니다.

외용 스테로이드

병변이 적은 경우에는 바르는 스테로이드가 효과가 있고 다른 치료와 병행할 수도 있습니다. 부작용으로 피부가 얇아지고 갈라지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치의에게 진찰을 받으면서 처방을 받아야 합니다.

광화학요법

광화학요법은 소랄렌이라는 약을 먹고 나서 자외선을 쪼여주는 치료방법입니다. 이 약은 피부를 햇볕에 민감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나서 자외선 A를 쪼여 주면 사라졌던 색소가 나타나게 됩니다. 이 치료를 위해서는 광선치료기라는 특별한 장비가 필요합니다. 발병부위가 적은 경우에는 소랄렌을 발라서 자외선을 쪼여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개는 알약을 먹고 나서 광선치료를 합니다. 자외선치료는 얼굴, 몸통, 팔다리의 위쪽에는 50-70%의 치료효과가 있습니다. 손발은 치료효과가 적습니다. 보통 일주일에 두 번씩 일년 이상의 치료가 필요합니다. 자외선치료는 피부과의사의 지도하에 하여야 합니다. 부작용으로서는 일광 화상 등이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치료하면 주근깨 등 색소 침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소랄렌은 눈도 햇볕에 민감하게 하므로, 치료중이나, 치료 후 12시간 정도는 자외선차단안경을 써야 합니다. 9세 이하의 어린이나 임산부, 수유중인 산모, 특별한 약을 먹는 경우 등은 자외선치료대상에서 제외됩니다.

표피이식

표피이식은 정상부위의 표피 (피부의 가장 바깥층)를 떼어내서 병변부위에 옮겨붙이는 수술 방법인데, 백반증 환자 중 일부에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백반증이 거의 진행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 시행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표피이식은 흉터를 거의 남기지 않는 좋은 치료 방법이지만, 표피이식을 하더라도 완벽히 색깔이 재생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어린이의 백반증 치료

어린이에게는 대개 과감한 치료는 하지 않습니다. 선 스크린과 화장품 등이 최선일 수가 있습니다. 바르는 약을 처방할 수 있으나, 주치의의 지시 하에 하여야 합니다. 약을 먹고 하는 광선치료는 일반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치료로 얻을 수 있는 이익과, 치료로 인한 위험성을 충분히 고려해 봐야 합니다.

백반증이 완치될 수 있는가?

백반증에 대한 연구는 지속되고 있으며 새로운 치료방법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백반증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치료는 가능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치료방법은 없습니다.